35억 원의 빚더미에 앉은 신용불량자가 20만 명의 식탁을 책임지는 기업 대표가 되기까지, 어떤 원칙을 지켰을까요? 김회수 포프리 대표의 이야기를 담은 『흔들리지 말고 나답게』를 읽고 나니, 솔직히 제가 생각하던 '성공'의 의미가 좀 달라졌습니다. 이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끝까지 사람을 믿고 진심을 다하는 게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진심을 다하면 정말 기회가 돌아올까
저자는 젊은 시절부터 남달랐습니다.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않던 시절에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일했고, 사업 아이디어로 투자까지 받아냈죠. 하지만 그의 성공 비결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사료 영업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제품을 판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머릿속엔 오직 하나, '이 농장을 부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만 있었던 거죠.
제 경험상 영업이나 사업에서 이런 태도를 유지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당장 실적에 쫓기고, 숫자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고객의 어려움을 먼저 살피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사료 설명보다 농장주의 고민을 먼저 들었고, 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해결했습니다. 심지어 한 농장에 화재가 났을 때, 그 농장주는 119보다 김회수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불이 나니까 김 부장님 생각이 제일 먼저 나더라고요"라는 그 말이, 바로 진정한 포지셔닝이었던 셈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도 그의 신념이었습니다. 광고 대행사 대표에게 약속대로 수익의 절반인 5천만 원을 건넸을 때, 그 돈은 손을 떠났지만 신용은 남았고, 바로 그 신용이 더 큰 기회를 가져왔습니다. 이건 제가 직접 느낀 건데, 단기적으론 손해처럼 보여도 신뢰는 결국 복리로 돌아온다는 걸 이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뢰를 쌓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30대에 억대 연봉을 받는 성공을 경험했지만,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습니다. 자신이 시작한 기업이 무너지면서 35억 원의 빚을 떠안고 신용불량자가 된 겁니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믿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그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다는 신념 하나로 끈질기게 버텼죠.
이런 바닥 경험이 오히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을 줬습니다. 조류독감 시절, 사회로부터 받은 15억 원의 채무 탕감과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포프리는 없었을 겁니다. 그는 이 빚을 돈이 아닌 '마음의 건강'으로 갚고 싶었고, 그래서 탄생한 게 바로 〈김창옥의 포프리쇼〉였습니다. 총 500편, 제작비 50억 원을 투입해 만든 이 프로그램은 제품 홍보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마음 건강 프로젝트'였던 겁니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 감동받았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라면 50억 원을 마케팅이나 매출 확대에 쓸 텐데, 그는 사람의 마음을 돕는 데 투자했으니까요. 그가 김창옥 강사를 교수가 아닐 때부터 "교수님"이라고 부른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돼요. 된다고 하면 다 돼요!"라는 그의 말처럼, 믿음은 현실이 됩니다. 실제로 2년 뒤 김창옥 강사는 교수가 되었고, 가장 먼저 김회수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죠.
사람 중심 경영은 정말 가능한 걸까
포프리는 단순히 계란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저자는 "우리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안심을 전하는 회사"라고 정의합니다. 실제로 고객 한 명당 월 매출이 1천 원이든 1만 원이든, 그는 고객을 금액으로 나누지 않았습니다. 한 고객의 진심 어린 요청에 밤새 대응하고, 새벽에 배송을 완료한 일화는 어떤 광고나 프로모션도 이길 수 없는 힘을 만들어냈습니다.
직원 복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체육관, 마사지, 네일샵, 캠핑카, 수영장까지 갖춘 사내 복지는 겉으로 보면 과한 투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걸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배신이 있어도, 손해를 보아도, 계속 주는 이유는 대가를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엔 이런 태도가 바로 미래형 경영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모든 게 자동화되는 시대에도 인간의 마음만은 자동화될 수 없으니까요.
일반적으로 경영서는 효율과 수익을 강조하지만, 이 책은 다릅니다. 함께 꿈꾸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만든다는 걸 보여줍니다. 국내 최초로 계란 정기배송을 시작할 때, 가족조차 걱정했지만 그는 "할 수 있다고 믿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는 태도를 놓지 않았습니다. 지금 20만 명의 구독자가 그의 믿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화려한 동기부여나 즉각적인 성공 노하우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한 사람이 지난 시간 겪어온 경험을 차분히 들려줄 뿐입니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흔들릴 때마다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만의 길을 열고 싶은 분들,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신뢰를 쌓는 방식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진심과 신뢰가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