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Pharmaceutical Inspection Co-operation Scheme)에 가입한 것은 국내 의약품 산업의 글로벌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PIC/S는 의약품 제조소의 GMP 실사를 상호 인정하고, 실사 기준의 국제 조화를 추구하는 정부 간 협력체로,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회원국으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은 2014년 PIC/S 정회원에 가입했으며, 국내 GMP 기준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인정받은 결과이자, GMP 제도 전반을 국제 기준에 맞춰 개정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PIC/S 가입의 의미, 한국 GMP 강화의 배경, 그리고 국내 제약기업이 준비해야 할 대응 전략을 소개합니다.
PIC/S 가입의 배경과 국제적 위상 변화
PIC/S는 의약품 제조소에 대한 실사를 수행하고, 이를 회원국 간 상호 인정함으로써 중복 실사를 줄이고, 국제적인 품질 기준의 조화를 촉진하는 조직입니다. 한국의 PIC/S 가입은 단순한 규제기관의 외교적 성과를 넘어서, 다음과 같은 배경과 의미를 가집니다.
- 실사 신뢰성 확보: 식약처의 GMP 실사 능력이 PIC/S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으로, 국내 GMP 실사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합니다.
- 수출 경쟁력 강화: PIC/S 가입국 간에는 GMP 실사 결과를 상호 인정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의 제품 수출 시 중복 실사가 면제되거나 간소화되어 해외 진출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 국내 제도 개선 촉진: 가입 조건으로 PIC/S 가이드라인을 국내 GMP에 반영할 것을 요구받았고, 이에 따라 K-GMP도 국제 기준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습니다.
- 글로벌 수준 품질관리 요구 증가: 국내 제약사는 이제 더 이상 ‘내수용 기준’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품질 시스템을 갖춰야 할 책임이 강화되었습니다.
PIC/S 가입은 단기적으로는 실사 부담을 줄이고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제약사가 GMP 수준을 자발적으로 고도화하지 않으면 국제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리스크도 수반합니다.
GMP 제도 강화의 배경과 주요 변화
한국의 PIC/S 가입 이후, 식약처는 GMP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였으며, 이는 규제기관뿐 아니라 제약기업의 운영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촉진했습니다. 주요 강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품질위험관리 의무화: PIC/S는 QRM을 GMP 운영의 기본으로 제시하며, 식약처도 변경관리, 일탈관리, CAPA 등 전 영역에 리스크 기반 평가를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 지속적 공정 밸리데이션 도입: 기존 3배치 확인에서 벗어나, 상업 생산 과정 전체에서 공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 데이터 무결성 강화: 기록의 실시간성, 변경이력 관리, 전자기록 감사추적 등 데이터 신뢰성 확보가 강화되었고, CSV도 요구됩니다.
- 교육 및 품질문화 평가: 단순 교육 이수 여부가 아니라, 교육 내용의 타당성, 교육효과 평가, 품질문화의 조직 내 정착 여부까지 실사 항목에 포함되었습니다.
- 무균 및 바이오제제 기준 강화: PIC/S Annex 1, Annex 2 기준을 반영하여 무균 공정, 세포배양, 바이오의약품에 특화된 GMP 세부 기준이 신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문서 수준의 대응을 넘어서, 회사의 품질 시스템 전반을 PIC/S 수준에 맞게 설계하고 운영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국내 제약사가 준비해야 할 실무 전략
PIC/S 가입 이후, 국내 제약기업은 글로벌 품질 기준을 상시 만족시켜야 하며, GMP 시스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준비가 필요합니다.
- PIC/S 기준에 기반한 SOP 개편: 기존 SOP가 국내 고시 기준에만 부합하는 경우, PIC/S 가이드라인에 맞춰 문서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 품질 리스크 평가 체계 도입: 변경관리, 일탈관리, 공정설계 등 품질 관련 의사결정에 QRM을 공식 적용하고, 평가 결과를 문서화해야 합니다.
- 전산화 기반 문서/기록 관리: 전자기록을 활용하는 경우 반드시 CSV를 실시해야 하며, 감사추적, 접근권한 통제, 백업 체계 등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 교육 및 품질문화 정착: 교육을 형식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 중심 교육 커리큘럼 운영, 교육 효과 평가, 품질에 대한 인식 수준 점검 등을 정기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 내부 감사 고도화: PIC/S 기준을 기반으로 자체 감사 항목을 재정비하고, 외부 감사 대비 자체 점검을 통한 사전 리스크 제거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은 해당 국가의 GMP 기준과 PIC/S 가입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실사 준비 및 품질 문서 번역, 글로벌 수출규격 대응까지 사전 대비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PIC/S 가입은 제약 산업 전반에 큰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GMP 수준을 국제 기준에 맞춰 상시 유지해야 하는 도전 과제도 함께 부여합니다. PIC/S 가입은 단순한 인증이 아니라, 전사적인 품질관리 시스템 개선과 지속적인 규정 이해, 그리고 실무 적용 역량 향상을 요구하는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국내 제약기업은 PIC/S 기반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여, 국제시장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성장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