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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리더는 아니지만 (태도, 실천, 공감)

by issuedd 2026. 2. 27.

리더십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어떤 태도로 일하고 사람을 대하느냐의 문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박정민 전 대표의 『타고난 리더는 아니지만』을 읽으며, 제목만으로도 이미 반은 공감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30년간 연구원에서 대기업 CEO까지 올라간 그의 이야기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흔들리고 망설였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풀어낸 기록이었습니다.

타고난 리더는 아니지만 관련 사진

태도가 리더를 만든다는 것

저자는 리더십을 거창한 능력이나 성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반복해서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일이 잘 풀릴 때보다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책임이 생겼을 때 피하지 않고 감당하려는 자세가 있는지, 자신의 역할을 대충 넘기지 않는 태도가 결국 사람을 리더로 만든다고 말합니다.

제가 직접 회사에서 겪어본 바로는, 정말 그렇습니다.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꼬였을 때 "내 탓은 아니야"라며 뒤로 빠지는 사람과 "일단 제가 해볼게요"라고 나서는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 차이가 성격이나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누적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차분하게 증명해줍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덩어리 시간'과 '양질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바쁘기만 한 긴 시간보다 짧더라도 집중이 살아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솔직히 뜨끔했습니다. 야근을 오래 한다고 해서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 제한된 시간 안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그 시간을 책임 있게 쓰는 태도가 신뢰를 만든다는 거죠. 실제로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문제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천으로 증명하는 리더십

책에서는 리더를 항상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존재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망설이고 실수하는 순간에도 어떤 태도로 다시 일어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리더는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일이 어려워졌을 때 뒤로 빠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문장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저자는 솔선수범을 단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함께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하라"는 말보다 "하자"는 말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대목에서, 제 경험상 정말 맞는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명령은 따르게 하지만, 함께 가자는 제안은 움직이게 만듭니다.

리더십은 가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끝까지 실천하는 힘이라는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전이나 미션이 무엇이든, 그것은 리더가 설정한 가치의 문제이며 누가 더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얼마나 끈질기게 실천하고, 구성원들과 끝까지 함께 가느냐가 바로 리더십의 본질이라는 겁니다.

공감이 힘이 되는 시대

많은 사람들이 AI 시대의 리더는 더 냉정하고 더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사람들은 점점 더 사람다운 리더를 갈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기술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감정은 관계를 만듭니다. 기계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떨리는 목소리, 주저하는 눈빛, 벅찬 마음을 알아차리고 함께 울 수는 없습니다.

디지털 전환기에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졌습니다. 단지 원격 소통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와 역할 간의 온도 차를 조율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해졌습니다. 구성원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신뢰와 감정적 연결을 설계할 수 있는 리더만이 지속 가능한 몰입과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말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불안함이 정확히 이해되었습니다.

책에는 저자와 함께 일해 온 동료와 후배들의 현장 노트 23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리더십이 실제로 어떻게 공감의 힘을 발휘하고 사람을 움직여 왔는지를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론이 아니라 실전에서 증명된 이야기라는 점이, 이 책을 더 믿을 만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독자를 몰아붙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하지 않고, 더 강해지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오늘의 태도를 조금만 돌아보자고 제안합니다. 타고난 리더가 아니어도 괜찮고, 조용해도 괜찮으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전달됩니다. 책을 덮고 나면 "나는 리더가 될 수 없어"라는 생각 대신, "제 태도부터 바꿔볼 수는 있겠다"라는 현실적인 용기가 남습니다.


참고: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67770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