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는 세계 제약산업에서 가장 엄격하고 체계적인 기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EU 시장 진출을 원하는 제약사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핵심 규정입니다. EU의 GMP는 유럽의약품청과 각 회원국의 규제기관이 공동으로 관리하며, PIC/S와도 긴밀히 연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럽 시장에 의약품을 수출하려는 한국 제약회사라면 EU-GMP 승인절차, PIC/S 기준, 국가 간 상호인정 협약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맞는 품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본 글에서는 유럽 GMP의 핵심 기준과 특징, 승인절차, PIC/S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EU GMP의 주요 기준 및 구조
EU GMP는 유럽연합 내 의약품 제조 및 유통을 규제하기 위한 통합 기준으로, EudraLex Volume 4라는 문서에 세부적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는 3파트로 나뉘며, 일반적인 GMP 원칙은 물론 각 제품 유형에 대한 별도의 지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Part I: 완제의약품의 GMP 기준으로, 일반적인 품질관리, 생산, 밸리데이션, 문서화, 자재관리, 불만처리 및 회수 등의 항목을 포함합니다.
- Part II: 원료의약품에 대한 GMP 기준으로, ICH Q7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자재 수급부터 시험, 보관, 출하까지 전 공정을 규제합니다.
- Annexes: 특정 유형의 제품이나 공정에 적용되는 별도 가이드라인으로, Annex 1, Annex 11, Annex 15, Annex 16 등이 대표적입니다.
EU GMP는 문서 중심의 형식적 평가보다는 품질 시스템의 실질적 운영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또한 모든 제조소는 적격인증자에 의해 최종 제품의 배치 릴리스가 이루어져야 하며, 적격인증자는 제조 공정 전반에 대해 책임을 지고 승인권을 가집니다. 이는 한국이나 미국의 QA 시스템보다 훨씬 강력한 인적 책임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PIC/S와 EU GMP의 관계 및 국제 조화
PIC/S는 국제 GMP 기준의 상호 조화와 회원국 간 GMP 실사의 상호 인정을 위해 설립된 협의체로, 현재 50여 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유럽 대부분의 국가와 한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EU는 PIC/S의 핵심 주도국으로, EU GMP와 PIC/S GMP는 거의 동일한 구조와 내용을 갖고 있으며, 실사 및 문서 기준도 사실상 호환됩니다.
PIC/S의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GMP 실사에 대한 국제 표준화 및 신뢰성 확보
- 회원국 간 GMP 결과 상호 인정
- 교육훈련 및 역량 강화 지원
한국 제약사가 PIC/S 회원국 내 제조소에서 EU-GMP 인증을 받고자 할 경우, 그 국가의 규제기관이 PIC/S 가입국이라면, 실사 경험과 기준이 EU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준비 시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PIC/S 기준에 맞춘 품질 시스템은 EU-GMP 승인의 전제 조건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식약처의 GMP 기준도 PIC/S에 기반하고 있어 상호 연계성이 높습니다. 즉, PIC/S는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EU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입의 GMP 언어 통일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 제약사가 EU 진출을 준비할 때 큰 가교 역할을 합니다.
EU GMP 인증 및 승인절차
EU 시장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조소가 EU GMP 인증을 받아야 하며,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 EU 내 허가 보유자 또는 제3자 지정: 한국 등 EU 외 국가의 제조소는 EU에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허가 보유자를 두어야 하며, 대부분 현지 제약사 또는 유통 파트너가 이 역할을 수행합니다.
- GMP 실사 신청 및 일정 조율: 허가 보유자가 해당 제조소의 GMP 실사를 유럽 규제기관에 요청하며, 서류 심사 후 현장 실사 일정이 확정됩니다.
- 현장 실사 수행: EU 인스펙터가 직접 한국 제조소에 방문하여 생산공정, 문서, 품질시스템 전반을 점검합니다. 보통 3~5일간 진행되며, GMP 요구사항에 따른 자료 준비가 필수입니다.
- 시정조치 및 후속조치: 실사 후 관찰사항이 있을 경우, 제조소는 시정조치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그 실행 여부에 따라 최종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 EU GMP 인증서 발급: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해당 제조소에 대해 EU GMP Certificate가 발급되며, EMA의 EudraGMDP 데이터베이스에 공개 등록됩니다.
특히 유럽 GMP 인증은 3년마다 갱신되며, 중간에 불시 실사나 서류 점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균제제 등 고위험 제품의 경우 실사 기준이 더욱 엄격하며, Annex 1의 새로운 기준도 적용됩니다.
EU GMP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허가 요건을 넘어, 국제 품질경쟁력을 보여주는 기준이자, 제약사 전반의 품질 철학과 시스템 역량을 평가받는 기준입니다. EU 규정은 복잡하고 까다롭지만, PIC/S를 통한 국제 기준 조화, QP 제도, Annex별 적용기준 등은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므로, 철저한 준비와 문서화된 품질 시스템 구축이 핵심입니다. 한국 제약사가 EU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EU GMP에 부합하는 수준의 품질관리, 생산공정, 문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