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은 정말 행복할까요? 저는 예전부터 이 질문이 궁금했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 억대 연봉을 받고, 원하는 걸 다 살 수 있게 되면 그게 행복의 끝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스티브 김의 자서전 '나는 왜 도전을 멈추지 않는가'를 읽으면서, 제 생각이 얼마나 단순했는지 깨달았습니다. 누나의 교복을 물려 입던 청년이 2조 원대 기업 매각의 신화를 이룬 뒤 오히려 공허함을 느꼈다는 고백이 제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성공 후 찾아온 공허함, 그게 뭘까요
스티브 김은 27세에 단돈 200만 원을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14년 만에 '아시아의 빌 게이츠'라는 수식어를 얻었죠.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사업을 성공시켰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물질적인 쾌락과 여유로운 시간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는 고백이요.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취업 준비를 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막상 취업을 하고 나니, 그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더라고요. 스티브 김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아무리 값비싸고 좋은 것도 언제든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되자 더 이상 귀하게 여겨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목표 달성 후 공허감(post-achievement emptiness)'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오랫동안 꿈꿔온 목표를 이룬 뒤 오히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심리 상태를 뜻하죠. 저는 50을 앞둔 나이인데도 뭔가를 새로 도전하려고 하면 움츠러들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스티브 김은 성공 후 공허함을 느낀 뒤 오히려 더 큰 도전을 시작했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방법
스티브 김이 공허함에서 벗어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한국의 한 학교에서 강연을 한 뒤, 눈빛을 잃은 아이들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이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이 아이들을 일깨울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그를 교육 사업으로 이끌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사회 지도층이 가져야 할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입니다. 쉽게 풀어 말하면,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는 뜻이죠. 스티브 김은 이 가치를 단순히 말로만 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직접 전국을 돌며 청소년 교육에 뛰어들었고, "전사"라 불리는 강사들과 함께 사람을 살리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솔직히 부끄러웠습니다. 저도 가끔 기부를 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여유가 생겼을 때 하는 일회성 행동이었거든요. 하지만 스티브 김은 자신의 인생 2막을 통째로 교육에 바쳤습니다. 그의 부모님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남을 도울 줄 아는 성품을 물려주셨다는 점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교육 사업을 통해 그는 다음과 같은 가치를 실현했습니다:
-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강연 활동
-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 사업
- 연변과 북한, 네팔, 방글라데시로 확장된 국제 교육 프로그램
한국교육개발원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멘토링과 동기부여 교육이 학업 성취도와 진로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교육개발원). 스티브 김의 교육 사업은 바로 이런 멘토링의 실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주 드림연수원, 새로운 도전의 시작
70대가 되어서도 스티브 김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무주에 '드림연수원'을 건립하며 또 한 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연수원은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니라, 온 국민의 행복을 바라는 그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라고 합니다. 골프&리조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교육과 휴양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을 만들어낸 거죠.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궁금했습니다. 이미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 왜 계속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걸까? 편하게 쉬면서 살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도전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 그 자체였던 겁니다.
무주 드림연수원 프로젝트는 그의 철학인 "가장 이타적인 것이 가장 이기적인 것이다"를 잘 보여줍니다. 남을 돕는 일이 결국 자신에게도 가장 큰 보람과 행복을 준다는 뜻이죠.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저희 세대에게 이런 자세는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걸 시도하기가 두렵고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금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성공 스토리가 현재의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와닿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요즘은 '개천에서 용 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 많잖아요. 사회적 사다리가 끊겼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리고요. 스티브 김의 시대와 지금은 분명 다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를 넘어, 성공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좋아하고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을 즐겨 읽었는데,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삶의 태도, 특히 나이가 들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세에 대해서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거나, 성공 후 공허함을 느끼고 계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에게 진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어쩌면 우리 인생의 다음 챕터를 여는 열쇠가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