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력적인 사람이 평균 12~28퍼센트를 더 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취업 준비하며 면접을 보러 다닐 때 이 책을 샀는데, 솔직히 기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제목만 보고 혹해서 산 게 실수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매력 자본의 6가지 요소, 그런데 결국 외모?
책에서는 매력 자본을 6가지 요소로 설명합니다. 아름다운 외모, 성적 매력, 사교술과 유머 같은 사회적 요소, 신체적 건강함과 에너지, 옷차림과 스타일 같은 사회적 표현력, 그리고 섹슈얼리티까지요. 이론적으로 보면 외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결국 외모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겁니다. 실직한 애나라는 여성이 다이어트하고 헤어스타일 바꾸고 비싼 옷 입어서 연봉 50퍼센트 올려서 재취업했다는 사례가 나오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원했던 건 방통처럼 못생겼어도 다른 매력으로 인정받는 방법이었거든요. 근데 책은 계속 '10년 젊어 보이게 꾸며라', '운동해서 몸매 만들어라' 이런 식으로 흘러갔습니다.
저자는 매력 자본이 경제 자본이나 문화 자본과 달리 기득권층이 독점할 수 없는,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자본이라고 주장합니다. 듣기엔 좋은데, 실제로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대부분 외모 관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미용실 가고, 다이어트하고, 비싼 옷 사 입고. 이게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는 걸까요? 시간과 돈이 필요한 일인데 말이죠.
면접 준비하며 깨달은 것, 책이 놓친 것
저는 면접을 준비하면서 친구들과 농담처럼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얼굴이 장동건이면 그냥 합격인데." 물론 농담이지만, 첫인상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건 인정합니다. 유비도 처음엔 방통의 못생긴 외모를 보고 멀리했잖아요.
하지만 제가 정말 알고 싶었던 건, 외모가 평범하거나 못생긴 사람이 어떻게 다른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책은 6가지 요소를 나열하면서 '사교술'이나 '유머'를 언급하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발하라는 건지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외모와 몸매 관리에 집중하죠.
두 번째 읽을 때는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 있나 싶어서 다시 펼쳤습니다. 하지만 느낌은 비슷했습니다. 그때 책 표지를 자세히 보니 원제가 'The Power of Erotic Capital'이더군요. 번역 과정에서 제목이 '매력 자본'으로 순화된 건데, 솔직히 출판사에서 이렇게 제목을 바꾸는 게 좀 아쉬웠습니다. 원제를 알았다면 처음부터 기대를 다르게 했을 테니까요.
책에서는 매력 자본이 기득권층에 의해 억압받아 왔고, 종교나 페미니즘도 이를 평가절하했다고 비판합니다. 이 부분은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외모를 가꾸는 일은 지식을 쌓는 것보다 낮게 평가받아 왔으니까요.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매력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결론으로 가면, 결국 외모 지상주의를 강화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면접을 보면서 느낀 건, 외모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겁니다. 어떤 면접에서는 제가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졌고, 어떤 면접에서는 긴장해서 말을 제대로 못했는데 붙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그 자리에서 제가 어떤 태도를 보여줬는가, 어떤 인상을 남겼는가였던 것 같습니다. 이건 단순히 외모 가꾸기로 해결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책은 '매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만드는 법'이 대부분 외모 관리라면, 결국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희망 고문이 되는 거 아닐까요? 저처럼 못생긴 사람은 다이어트하고 옷 잘 입는다고 해서 갑자기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방통이 필요했던 건 외모 관리 팁이 아니라, 자신의 지적 능력을 증명할 기회였으니까요.
이 책이 완전히 쓸모없다는 건 아닙니다. 외모와 첫인상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건 분명한 사실이고, 저도 그 이후로 면접 갈 때 옷차림에 더 신경 쓰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기대와 실제 내용 사이의 괴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세 번째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미 두 번 읽으면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은 것 같거든요.
결국 매력 자본이라는 개념 자체는 흥미롭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방향은 외모 중심적입니다. 외모를 포함한 다양한 매력 요소를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외모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저처럼 외모 외의 매력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모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나름의 가치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