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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미너비니 신간 후기 (마인드셋, 자기계발, 실망)

by issuedd 2026. 2. 25.

마크 미너비니의 네 번째 책 『마인드셋은 어떻게 투자의 무기가 되는가』가 국내에 출간됐습니다. 1997년 전미투자대회에서 155%의 수익률로 우승한 그가 이번에는 투자 심리와 마인드셋에 집중한 책을 냈다는 소식에 기대가 컸습니다. 저는 그의 책을 모두 구입해서 읽어본 독자로서, 이번 신간이 과연 그동안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지 궁금했습니다.

마크 미너비니 신간 후기 관련 사진

미너비니가 말하는 마인드셋의 비밀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에서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책은 드뭅니다. 미너비니는 이 책에서 자신이 고등학교 중퇴자에서 드러머를 거쳐 6년간 주식으로 단 한 푼도 벌지 못한 시절을 이겨내고 백만장자가 된 비결을 공개합니다.

그는 1장에서 사고방식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2장에서는 잘못된 사고방식을 바꾸는 반복 연습법, 마지막 장에서는 본인이 실제로 사용하는 습관화 연습법을 제시합니다. 책에는 1966년 미국 올림픽 여자 농구팀이 메달 수여식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며 우승 의지를 각인시킨 사례나, 테니스 선수들의 부정적 자기 대화가 패배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 같은 스포츠 심리학 사례가 등장합니다.

저자는 과거 사건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그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는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내가 부여한 의미 이외의 의미를 갖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문장을 반복해서 되뇌라고 권유하죠.

SEPA 기법만으론 부족하다는 현실

『초수익 성장주 투자』에서 미너비니가 소개한 SEPA 기법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매매 전략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번 책에서 기법만으로는 초수익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선을 긋습니다. 투자자들이 겪는 심리적 혼란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흥미로운 건 그가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두 가지 목록을 작성하게 한 실험입니다. 하나는 원하는 것(소망 목록), 다른 하나는 중요한 것(우선순위 목록)을 적게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목록의 상위권 항목이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망 목록 1위는 돈, 중요 목록 1위는 가족이었죠.

이런 불일치가 목표 추구를 방해하고 죄책감을 유발한다는 게 저자의 진단입니다. 제가 직접 이 연습을 따라해봤는데, 솔직히 좀 뜨끔했습니다. 저 역시 두 목록이 상당히 달랐거든요.

주식책이 아닌 자기계발서로 읽히는 이유

제 경험상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미너비니의 책이라는 이름값과 실제 내용 사이의 간극입니다. 우리가 미너비니에게 기대하는 건 트레이딩 인사이트, 차트 분석, 종목 선정 기준 같은 주식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 책은 주식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챔피언의 자신감을 만드는 법, 부정적 자기 대화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법, 목표와 가치관의 일치 같은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좋은 내용이긴 합니다. 추천사를 쓴 유목민 저자도 투자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효율적인 노력 방법을 배웠다고 평가했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이런 주제를 다룬 자기계발서는 이미 시중에 넘쳐납니다. 캐럴 드웩의 『마인드셋』,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같은 책들이 이미 비슷한 내용을 훨씬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책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자기계발서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미너비니 팬에게도 아쉬운 선택

저는 미너비니의 삶과 그의 메시지를 무시하려는 게 아닙니다. 6년간의 실패를 견디고 전미투자대회를 2회 우승하고 제자 5명을 6년 연속 우승시킨 그의 성취는 대단합니다. 2019년 레이프 소레이드부터 2024년 로 와이섬까지 이어진 우승 계보는 그의 방법론이 재현 가능함을 증명하죠.

하지만 그렇기에 더 아쉽습니다. 이 정도 실력자라면 투자 심리를 다루더라도 실제 매매 상황과 연결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손절 타이밍에서 느끼는 공포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연속 손실 후 자신감을 회복하는 자신만의 루틴은 무엇인지, 큰 수익이 났을 때 욕심을 제어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면 훨씬 실용적인 책이 됐을 겁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 원칙을 미너비니급 트레이더에게서 듣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제가 기대했던 건 그의 트레이딩 철학과 실전 경험이 녹아든 심리 전략이었습니다.

『초수익 성장주 투자』를 비롯한 그의 이전 저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구체적이고 실전적이며 재현 가능한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책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좋은 글귀는 많지만, 굳이 미너비니의 책으로 이런 내용을 접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투자 마인드셋을 다룬 책을 원한다면 차라리 댄 에리얼리나 대니얼 카너먼의 행동경제학 책이 더 통찰력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독서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책의 절대적 가치를 평가한 것은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2670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