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가 재수 중인데, 보내놓고 나니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독학기숙학원이라는 곳에서 거의 6개월 가까이 갇혀 지내는 모습을 보면 "지금 책 읽을 여유가 있겠어?"라는 말이 먼저 나올 것 같아 선뜻 뭘 권하지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유튜브 짧은 영상으로 이하영 선생님을 알게 됐고, 영상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고 치유되는 기분이 들어서 바로 책을 구매했습니다. 밑줄 그어가며 읽고 또 읽으면서 계속 우리 아이 생각이 났습니다.

세상의 링에는 체급이 있다
저자는 스무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재수를 결정했습니다. 집에 말하지 않고 혼자 결정한 일이라 공부할 곳도, 학습서도, 돈도 없었다고 합니다. 고등학생 과외를 병행하며 수능을 다시 준비하던 그때, '세상의 링에는 체급이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고 고백합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했던 건, 재수를 하면서도 자신보다 여유 있는 경쟁자를 가르쳐야 했고 그 시간을 그들을 위해 써야 했다는 대목 때문이었습니다. 가난은 시간을 빼앗아 갔지만, 가장 잘하는 과목인 수학은 공간을 제공했다는 문장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당신의 체급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성공한 사람들도 처음엔 무체급이었고, 어떤 체급에 속했더라도 가장 하수였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요. 솔직히 이 질문 앞에서 저도 한참 멈칫했습니다. 제 체급이 뭔지 쉽게 떠올리기 어려웠거든요.
무의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법
이 책에서 가장 신선했던 건 '열심히'라는 중독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보통 자기계발서에선 "높은 목표를 세워라", "매 순간 열심히 살아라"가 상식처럼 통하는데, 저자는 이걸 완전히 뒤집습니다.
'열심히'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모습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래서 '충실히' 시간을 보내고, 나아가 '즐겁게' 살면 최고라고 말합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으로 오늘을 채우는 게 아니라, 내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몰입하라는 거죠.
제가 아이에게 가끔 메시지 보낼 때마다 책 속 좋은 구절을 섞어 담아보냈는데, 일주일 휴가 나온 아이가 집에 있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딱 이 책을 들고 앉더니 읽기 시작했습니다. 틈틈이 읽고 메모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간절히 바랐던 마음이 닿았구나 싶어 가슴이 벅찼습니다.
즐겁게 사는 게 결국 성공이다
저자는 '대충 살아야지' 하는 무의식은 대충 살게 해주는 인생을 펼쳐내고, '즐겁게 살아야지' 하는 무의식은 즐거운 오늘과 재미있는 내일을 선물로 보내준다고 말합니다. 결국 즐겁게 사는 게 충실히 사는 것이고, 재밌게 살면 열심히 사는 사람보다 더 많은 걸 이루게 된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성공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말이 더 와닿습니다. 억지로 채찍질하며 살았던 시간보다, 진심으로 즐기면서 몰입했던 순간들이 훨씬 큰 결과를 만들어냈거든요.
아이가 기숙학원 복귀하면서 제게 문화상품권을 주며 "엄마 이책 내가 좀 갖고 가면 안 될까? 힘 빠질 때 한 번씩 보면 좋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을 때,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제가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치유받았던 그 경험이 우리 아이에게도 통하고 닿아준 것 같아서요.
이 더운 여름날도 다가오고 있고, 차가운 겨울이 오면 아이 수능이 끝나게 됩니다. 그때 우리 아이도 저자처럼 "나의 스무 살은 그랬지" 하고 흐뭇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책 한 권이 주는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우리 아이에게 든든한 친구이자 스승이자 조력자를 붙여준 듯 뿌듯합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 특히 입시를 앞둔 학생이나 그 부모님께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